안녕하세요. 님
엔텔러키 브랜드 권민입니다.
지난 편지에서는 브랜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세스 고딘, 스콧 베드버리, 마티 뉴마이어, 미국마케팅협회의 정의까지 살펴보았지만, 결국 한 가지 질문 앞에 멈추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는 왜 정의할수록 멀어지는가.
그 이유가 오늘 이야기할 '브랜드 경험'에 있습니다.
사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과란 무엇인가?”
사과는 장미과, 장미목, 사과나무속, 사과나무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사전적으로는 설명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과의 맛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사과 하나를 다섯 조각으로 나누어 다섯 사람에게 먹인 뒤, 그 맛을 설명해 보라고 하면 모두 같은 대답을 할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달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시다고 말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아삭하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밍밍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과는 하나였지만, 사과의 맛은 다섯 개가 됩니다.
브랜드도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애플은 비싼 전자제품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 애플은 창조성이고, 자유이며, 자기 표현입니다. 누군가에게 할리데이비슨은 시끄러운 오토바이일 뿐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 할리데이비슨은 젊음이고, 자유이고, 다시 살아나는 자기 자신입니다.
같은 브랜드를 경험했지만, 같은 브랜드를 만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브랜드를 자기 삶의 경험 안에서 다시 해석합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에서 결혼은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이라고 설명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을 경험한 사람에게 이 정의는 너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혼이라는 단어는 하나지만, 결혼 생활의 경험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 결혼은 천국에 가깝고, 어떤 사람에게 결혼은 지옥에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결혼을 사전의 문장만으로 설명할 수 없듯이, 브랜드도 사전의 문장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는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브랜드를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일반 소비자가 말하는 애플과 애플 마니아가 말하는 애플은 다릅니다. BMW를 이동 수단으로 보는 사람과 삶의 태도로 보는 사람의 정의도 다릅니다. 코카콜라, 맥도날드, 나이키, 스타벅스를 모두 브랜드라고 부르지만, 우리가 그 이름을 통해 경험하는 감정과 의미는 모두 다릅니다. 이 지점에서 브랜드는 상품을 넘어섭니다.
상품은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는 경험을 남깁니다.
상품은 구매되지만, 브랜드는 기억됩니다.
상품은 사용되지만, 브랜드는 관계가 됩니다.
빼빼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11월 11일이 되면 사람들은 빼빼로를 주고받습니다. 빼빼로는 원래 기다란 초콜릿 과자입니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조금 다르게 작동합니다. 친구에게 건네는 마음이 되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작은 상징이 되며, 관계를 확인하는 언어가 됩니다.
그 순간 빼빼로는 더 이상 과자만은 아닙니다.
과자가 관계의 상징이 되는 순간, 상품은 비제품이 됩니다.
먹는 물건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언어가 됩니다.
가격이 아니라 의미로 소비됩니다.
브랜드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상품을 넘어섭니다.
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은 생존을 위한 필수품입니다. 갈증을 해소하고, 몸을 유지하게 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입니다. 그런데 어떤 물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비됩니다. 고가의 생수, 한정판 생수, 특별한 병에 담긴 생수는 단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팔리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그 물을 통해 취향을 드러내고, 누군가는 자신의 지위를 표현하며, 누군가는 자신이 경험하고 싶은 세계를 구매합니다.
물은 그대로 물입니다.
그러나 브랜드가 되는 순간, 물의 의미는 달라집니다.
저는 사람들이 브랜드를 구매하는 욕구를 열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천천히 따라가 보시겠습니까.
1단계, 있어야 합니다.
2단계, 있으면 좋습니다.
3단계, 타인과 같은 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4단계, 타인보다 좋은 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5단계, 타인과 다른 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6단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7단계, 자신만의 물건을 원합니다.
8단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원합니다.
9단계, 남들이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10단계, 돈으로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브랜드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의 상품을 1단계에 머물게 할 수도 있고, 10단계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물은 생존을 위한 1단계 상품입니다. 그러나 어떤 물은 남들이 가질 수 없는 물이 되고, 어떤 물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의 상징이 됩니다.
할리데이비슨도 그렇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을 타지 않는 사람에게 그것은 오토바이입니다. 비싸고 시끄럽고 불편한 이동 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할리데이비슨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전혀 다릅니다. 그것은 자유이고, 젊음이고, 길 위에서 다시 만나는 자기 자신입니다.